앙쥬는 플로리다로 이사간 후 벼룩이 붙어서 

제가 그간 한국에서 울고불고 발동동 난리를 쳤는데요;

플로리다 환경에 사전 지식이 없던 저와, 강아지를 키워본 적 없는 남편의 합작이었죠...

앙쥬만 불쌍... 미안 앙쥬

아무튼 지난 수개월간 벌인 벼룩과의 전쟁 후기를 올려볼께요!




일단 지피지기 백전백승이죠? 

춥고 건조한 한국이나 캐나다에선 별로 접할 일이 없던 벼룩에 대해 알아봅시다.

벼룩은 덥고(21-30°C) 습한 환경을 좋아하는데다가 온갖 벌레의 온상지인 플로리다에서 치는 왠만한 농약에는 내성이 생겨서 죽지도 않는다고 합니다 -_-

벼룩은 성충의 수명이 3개월에서 1년 반으로 긴편이고 하루에 40-50개의 알을 낳는 미친 번식력을 가졌어요.알은 숙주의 몸에서 떨어져 바닥이나 침대에 있다가 2틀~2주후에 애벌레가 되는데요. 애벌레는 햇빛을 싫어해서 벽/바닥 틈, 이불속, 모래 속에 들어가 있는대요;;;


AC.... 너무 극혐이라 그만할께요 ㅠㅠ 토할거같아.........

어쨌든 벼룩은 한마리만 붙어도 큰 재앙을 부를수있는 존재입니다요 ㅡㅠㅡ

그런데 이런 사회악 벼룩쉐끼가 소중한 내 새끼한테 붙은거임!!!!! 엉엉~




가장 먼저 벼룩퇴치 샴푸로 벼룩을 공격해 보았습니다.

샤워할때 벼룩이 죽어 나오긴 하는데... 그때 뿐이고 완전히 없어지진 않더라구요.


그 와중에 집 청소는 구석구석 열심히 해줘야합니다. 

강아지 침대/쇼파는 꼭 뜨거운 물세탁해 고온에서 말려주세요. 청소기 돌린후 바로 먼지봉투는 떼서 버리고, 바닥은 뜨거운 물에 벼룩이 싫어하는 애플사이더 식초를 타서 닦았어요. 벽과 바닥 사이에는 Raid의 벼룩 킬러 스프레이를 뿌렸습니다. 카펫베이킹소다소금을 섞어서 뿌린 후 이틀 후 청소기를 돌리면 된다는데, 남편 시키기 미안해서 이건 못해봤네요.


2-3주 정도 샴푸+청소를 해보았지만 별다른 차도가 보이지 않아 2단계로 돌입했습니다. 

벼룩 빗으로 일일히 빗질해가며 벼룩을 잡는 거예요. 촘촘한 빗을 뜨거운 레몬물에 담갔다가 빗질을 하면 벼룩이 기절해 나와요. 그럼 빗을 휴지로 닦아 죽이는 방법이랍니다.


하지만 이미 몸에 많이 붙은 벼룩을 다 빗으로 잡기는 무리였습니다.

결국은 벼룩에게 두손두발 다 들고 약을 사용하기로 했습니다.


저는 평소 강아지에게 유기농 자연식을 고집할만큼 천연 테라피를 좋아하는 사람입니다.

그런데 벼룩 치료=강아지한테 농약을 치는거거든요. 그리고 프론트라인등 기생충약 투여후 죽은 강아지들 얘기를 종종 들어왔기 때문에 치료약 부작용에 대한 걱정이 많았어요. 특히 저희 앙쥬는 10살에 2kg도 안되는 작디 작은 노견이라 걱정이 더 했죠.


치료제는 여러가지 종류가 있는데 경구약(Trifexis등), 바르는약(프론트라인등), 그리고 최근 새로 나온 목걸이형(Seresto등)이 있어요. 저는 온라인 요키 동호회나 쇼핑몰 리뷰등을 통해서 가장 부작용이 덜 한 제품을 찾아보았어요. 단언컨대 부작용이 없는 제품은 없습니다. 가벼운 증상으로는 무기력증, 구토, 설사등이 있고 심한 경우는 발작에 이어 사망까지 합니다. 무서운건 사망이 드문 일도 아니라는거예요. 


경구약은 강아지가 소화를 시키며 한번 독성이 걸러지고(?) 몸에 남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지만, 투여후 며칠안에 손도 못써보고 사망하는 케이스가 적지 않아 전 꺼려졌어요. 



목에 바르는 드롭형 제품은 강아지의 모공을 통해 약이 침투해 정맥을 타고 온 몸에 퍼지며, 벼룩이 피를 빨면 그 농약을 먹고 죽는 원리예요. 하지만 이 또한 바로 죽는 경우가 종종 있더라구요.


마지막으로 목걸이 형은 원리는 드롭형 제품과 같지만, 8개월 동안 착용하며 매일 소량의 약이 분사된다는 점이 다릅니다. 아래가 가장 대표적인 바이엘의 서레스토 라는 목걸이예요.


발매된지 몇년 안돼서일 수도 있지만, 사망하는 부작용은 가장 적어보였습니다. 부작용이 있는 경우 보통 우울증이나 발작까지만 오고, 사망은 5개월 이상 착용한 아이들에게 오더라구요. 그래서 목걸이로 낙찰! 


대신 사람이 강아지를 계속 보고 있을 때만 착용시키고 그 외 시간엔 벗겨놓았어요. 혹시라도 증상이 이상하면 바로 벗기려고요. 2~3주 정도 뺐다꼈다했는데 효과는 좋았습니다. 역시 농약빨 못조차가......


애초에 전 벼룩 예방이 아니라 퇴치가 목적이었기 때문에 이후로는 목걸이나 샴푸등 사용하지 않고 있습니다. 그리고 앙쥬는 또 벼룩이 붙을까좌 플로리다를 벗어날 때까지 외출금지를 당했습니다.............ㅠㅠ



그리고 플로리다에 

제가 돌아왔습니다..! (숙연)


곧 이사가긴 할꺼지만 집에만 있는 앙쥬가 불쌍해서 

천연벼룩방지 스프레이를 만들기로 했어요☆



천연 스프레이는 벼룩이 싫어하는 향인 식초(애플사이더/화이트), 라벤더, 삼나무(cedar), 페퍼민트, 시트로넬라, 레몬, 유칼립투스, 로즈마리, 레몬그라스 에센셜 오일등을 사용해서 만드는 건데요~ 


전 그 중 삼나무, 로즈마리, 시트로넬라, 라벤더만 사용하기로 했습니다. 

식초는 냄새가 너무 구릴 것 같고 레몬은 앙쥬가 싫어할거 같아서요^^; 


증류수 230 ml에 에센셜 오일을 각 5방울씩 떨어뜨려 섞어주면 완성!

간혹 미국인들은 큰 개에 오일을 막 직접 뿌리던데, 그럼 안돼요;;;; 

강아지는 사람과 달라서 에센셜 오일 흡수후 배출하지 못한다고 하니 꼭 희석해서 쓰세요!



알콜을 사용하기도 하고 오일이 물에 잘 녹도록 글리세린을 사용하는 경우도 보았지만 

전 그냥 정제수에 에센셜 오일만 탔습니다. 

사용하기 전에 쉐킷쉐킷 잘 흔들면 돼요ㅎㅎ 

방부제가 없으니 보관은 냉장고에 해두시고요.


스프레이 용기에 넣으셔도 되는데, 저희 강아지는 작아서 혹여 뿌리다가 눈에 들어갈까봐, 

네일리무버st 누르면 퐁퐁 올라오는 용기에 넣었어요.

산책 전 거즈에 용액을 묻혀서 앙쥬 털에 묻게 구석구석 잘 문질렀어요. 

향이 강한데 앙쥬가 딱히 싫어하진 않더라구요.

그리고 하네스에도 오일을 막 거침없이 뿌렸어요ㅎ



솔직히 효과가 있을까 없을까 두려운 마음도 컸습니다만

오늘 산책후 벼룩 빗으로 꼼꼼히 체크해보았는데 벼룩 1도 없어요!!! 만세!!!!!

앙쥬도 가려워하지 않구요~


미국 남부부터 한... 펜실베니아까지? 

습한 곳이나 농장, 숲속에 사는 강아지에게 천연 벼룩방지 아로마 테라피 강추합니다!


제가 해보니, 벼룩퇴치 진짜 어려워요

예방만이 살 길이예요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