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 이사온 후 마음에 드는 성당 찾기가 너무 힘들었어요ㅠ 

제가 까다롭기도 하지만 미국 천주교 문화가 한국 천주교와는 거리가 멀어서 말이죠.

편의상 미국 성당이라고 표기했지만, 사실은 '플로리다'주의 경우를 말하고 있습니다. 


제가 개인적으로 느낀 미국성당과 한국성당의 다른점을 나열해보겠습니다.



1. 색다른 인테리어


유럽등에서 성당(Cathedral)이 갖고있는 벽돌로 길고 좁게 지어진 대형건물의 이미지를 깨고 플로리다엔 와이드한 반구 형태의 성당이 많습니다. 습한 날씨때문인지 성당의 벽재도 콘크리트나 드라이월로 마감되어 굉장히 모던한 디자인의 건축물입니다. 전 개인적으로 개신교회스럽고 너무 휑~하다는 느낌을 버릴수가 없어서 개취는 아닙니다ㅎ



2. 보수적인 교회, 사제 그리고 교인들


소수자를 포용하고 구교를 개혁하려는 프란치스코 교황님의 노력이 무색하게도 제가 시도해본 대다수의 플로리다 성당은 꼰대파티를 벌이며 시간을 역행하고 있었습니다. 특히 영화 <스포트라이트>의 충격적인 실화였던 보스턴 카톨릭 교구 사제들의 아동 성추행 사건에서 볼 수 있듯이 미국 카톨릭 교회는 아주 보수적이고 썩어 문드러졌다는 이미지가 있습니다. 뭐, 또 사실이기도 하구요ㅎㅎ


한국이었으면 애초에 은퇴했을 나이의 어떤 연세 지긋하신 신부님은 힐러리 클린턴이 기독교회가 현대화해야한다는 말을 한거가지고 강론시간 내내 힐러리를 까더라구요ㅎㅎ


물론 한 신부님의 견해이긴 하지만 사제를 제외하고도 성당 곳곳에서 보수파는 거북할 정도로 자주 보입니다. 매주 트럼프 지지 티셔츠를 입고 미사에 오는 할아버지도 있고요? 성당 끝나면 뜰에서 임신중단(낙태) 반대 캠페인 하고요?

이러다가 동성애 반대 캠페인도 하는거 아닌지 모르겠어요-_-ㅋㅋㅋ 뭐시 중헌디 진짜... 

그냥 뭔가를 반대할 시간에 더 유익하고 효율적인 곳에 에너지를 쓰면 좋겠습니다.


아무튼 이렇듯 한국 카톨릭 교회의 진보적인 분위기에 익숙하신 분들은 미국 현지 성당 오시면 좀 당황스럽고 그러실꺼예요ㅎ 저는 원래 한인커뮤니티에 발들일 생각은 없는데 차라리 한인 성당 다니는게 맘 편할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캐나다도 이러진 않았는데 왜 유독 미국 카톨릭 교회만 이렇게 보수적인지.. 

역시 헌법에 '하느님'이 들어간 나라는 다른건지 네, 뭐, 전 모르겠네요ㅎ

천주교가 괜히 구교는 아니라고는 해도, 세상과 함께 천천히 변화했던 카톨릭의 역사처럼, 미국 카톨릭도 좀 진보적으로 변했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3. 신부 부족


미국은 전체적으로 카톨릭도 그렇고 개신교도 그렇고, 기독교 신자의 수가 계속 주는 추세입니다. 그래서인지 카톨릭 교회는 지금 신부 부족난을 겪고 있고요. 그래서 유럽, 아프리카, 인도등 세계 각지에서 신부님을 초빙해오는데요. 


문제는 이런 외국 신부님들이 영어가 유창하지 않을 때가 많아요 ㅠ 억양이 심하신 분들은 당췌 무슨 말씀을 하시는건지 강론을 알아들을 수가 없습니다. 영어가 좀처럼 늘지 않는 신부님들은 1,2년 후에 본국으로 다시 돌아가시기도 하고 그렇습니다ㅎ;;


사실 강론 잘하는 신부님 만나는건 세상 어디에서도 어차피 복불복이지만.. 제 경험에 의하면 미국에서는 정말 정말 하늘의 별따기인 것 같아요. 일단 영어를 알아들을 수 있는가의 문제가 있고요. 미국인 신부라면 얼마나 꼰대마인드인가의 문제가 있습니다 ㅠㅠ





4. 세월아 네월아 늘어지는 미사시간


시간 개념이 느린 라틴계가 많이 거주하는 플로리다주라서 그런건지도 모르겠지만 미사시간이 기본 1시간 + 10분 정도 하는 것 같아요. 한국 성당은 한국인의 '빨리빨리'정서에 맞춰 미사를 간결하게 진행하는 편인데 미국은 신부님 입장, 퇴장, 등 정석적인 미사 진행과 긴 강론으로 미사시간이 길어집니다. 캐나다도 이렇게 하는데 딱히 길다는 생각은 안했는데 미국은 유독 미사시간이 길어보여요. 간혹 유럽에서 오신 신부님들은 짧게 강론하는 편입니다.




5. 신앙생활중에도 계속되는 미국인의 애국심

 

제가 미국 성당에 들어서자마자 가장 먼저 눈에 든건 성조기입니다. 미국은 911사태 이후에 모든 성당에 성조기가 비치됐다고 합니다. 한국, 캐나다, 유럽 성당 다 가봐도 성당이 위치한 나라의 국기를 제단 옆에다가 놓는 곳은 보질 못했는데 특이하더라구요.


미사시간에도 매주 군인들을 위한 기도는 빼놓지 않구요. 미군을 위해 기도하기보다는 세계 평화나 전쟁으로 고통받는 민간인을 위해 기도하면 안되는건지 궁금했습니다. 특히 메모리얼 데이에는 "Proud to be an American Catholic"이라는 찬송가를 부르는데 찬송가인지, 애국가인지 제 입이 절로 떡 벌어졌습니다ㅎㅎㅎ 종교생활중에도 애국심 못잃는 미국인들은 솔직히 외국인 입장에선 신기할 뿐입니다.



6. 자유롭고 편한 미사시간


너무 까는 글만 쓰는 것 같지만 미국 성당에 분명히 장점도 많습니다 ^^;

이미 개신교회에선 많이 써왔던 방법이지만, 대다수의 미국 성당에선 기도문이나 찬송가사를 스크린에 띄워 초보자도 책을 펼쳐보는 것 보다는 편하게 미사를 드릴 수 있답니다. 


그리고 몸이 불편한 신자들은 그냥 앉아있으면 성체성사를 신부님이 직접 가서 주기도하고, 제단 앞에서 미사 내내 수화 서비스를 해주는 성당도 있습니다. 플로리다는 스페인어를 많이 쓰기 때문에 스페인어 미사시간이 따로 있구요. 확실히 선진국이라 다양한 신자를 위해 맞춤형 서비스가 잘 돼있다고 생각합니다.


헌금시간엔 한국처럼 줄지어 나가는게 아니라 캐나다와 마찬가지로 바구니를 돌리기 때문에 형편이 좋지 않은 사람들은 봉헌을 못해도 많이 티가 나지 않습니다ㅎ


그리고 인력난(?)으로 인해 성가대보다는 밴드 활동이 더 많은 편인데, 잘하는 밴드가 있는 성당에선 쿵짝쿵짝 가볍고 즐거운 음악을 즐길 수 있구요. 


드레스 코드는 캐나다에선 되도록 파란색 청바지를 피하는게 예의인데, 플로리다는 더워서 그런지 복장도 자유롭고 쪼리신고 미사에 오는 신자들도 많아요. 물론 차려입고 오는 분들도 있구요. 어쨌든 마음대로 입을 수 있는 점은 편하네요.




그래서 결론은요!!!


미국에서 현지 성당 다니려면 여러군데 다녀보시고 맞는 성당을 찾아야합니다. 

다행히 플로리다엔 성당이 많아서 20분 거리 안에 몇군데씩 있어요. 

한국 성당은 대게 비슷한데 미국은 각 성당마다 분위기도 굉장히 다르고 그렇기 때문에 

직접 가서 몇주간 느껴보시는게 중요합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신부님의 영어능력, 강론내용, 신자들의 결집력을 살펴 보았습니다. 결집력은 '평화를 빕니다' 시간에 신자들이 얼마나 빨리 끝내는지 보면 알아요. 여기저기 돌아다니면서 서로 평화를 비는 곳은 커뮤니티가 끈끈한 곳이구요. 그냥 옆앞뒤만 하는(심지어그것도 안하는) 개인플레이가 심한 성당도 있어요. 

귀찮으시면 신자들이 솔직하게 쓴 구글 리뷰를 보고 성당을 정하는것도 방법입니다.


네.. 그럼 우리 모두 지구 어디서든 즐거운 신앙생활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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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 2017.05.10 00:00 신고 | PERMALINK | EDIT | REPLY |

    저는 천주교를 떠나완전세속적인사람이지만 낙태와 동성애는 당연반대해야한다는생각임 진보보수문제가아니라 정상과 비정상의 문제로봄

  2. 우주소녀☆

    | 2017.05.10 00:17 신고 | PERMALINK | EDIT |

    굳이 제 블로그에 그런 말씀을 남기시는 건 제가 비정상이란 얘기를 하고 싶은 건가요? 박님이 아기를 낳아줄 것도 아니고, 키워줄 것도 아니고, 입양하실 것도 아닐테고, 미혼모 가정을 위해 뭔가를 하신 것 같지도 않은데 왜 남의 몸에 이래라 저래라 하시는 건지 이해가 안가네요.
    그리고 동성애는 박님이든지 누구든지 찬성하고 반대할 문제가 아닙니다. 박님이 누구랑 사랑을 하든 제가 찬반할 바가 아닌 것 처럼요.
    자신과 의견이 다르다고 비정상으로 몰고 가지 마세요. 그것도 남의 블로그에 와서요.

  3. 양비아

    | 2017.05.22 10:31 신고 | PERMALINK | EDIT | REPLY |

    한국 성당만 알다가 미국성당 얘기를 듣고 보니
    카톨릭은 어디에 있어도 한 식구라는것이 새삼 느껴 지네요 감사해요

  4. ㅇㅇ

    | 2017.06.02 07:21 신고 | PERMALINK | EDIT | REPLY |

    미군을 위한 기도 진짜 부러운 문화네요...

  5. 우주소녀☆

    | 2017.06.02 07:24 신고 | PERMALINK | EDIT |

    네 한국에서도 주한미군을 위해 기도하는 문화가 생겼으면 차암 좋겠네요^^!

  6. 마리아

    | 2017.06.30 18:34 신고 | PERMALINK | EDIT | REPLY |

    우리나라 군인을 위한기도겠죠. 우리나라에도 있답니다. 모든성당은 아니지만요. 낙태나 동성애는 사실 성경을 바탕으로한 교리에 어긋납니다.
    교황님은 약자를 이해하는 차원으로 소외시키지말라는 의미죠. 요즘 제가 교리를 가르치는데요.
    멋데로 세상을 살거라면 그리스도를 믿을 필요가 없답니다. 그리스도의 가르침안에서 믿고 행동해야 하기때문입니다. 무례하다고 생각드신다면 죄송합니다. ~^^

  7. 우주소녀☆

    | 2017.06.30 19:22 신고 | PERMALINK | EDIT |

    뭔가 오해하고 계신 것 같은데 위에 ㅇㅇ님과의 대화는 제가 난독증이 있어서 저런 답변을 단 것이 아닙니다^^; 미사시간에 때에 따라 대한민국 군인을 위해 기도하는 것을 모르는 것도 아니구요. ㅇㅇ님에 답변을 왜 저렇게 달았는지는 아시는 분은 아시리라 믿습니다ㅎ
    그리고 교회의 교리는 저도 잘 알고 있습니다. 마리아님이 무례하다고 생각하지도 않구요. 특정 교리에 대해 신부님들도 생각이 다른데 교인들이라고 생각이 다 같을수는 없겠죠. 역사적으로 카톨릭 교회가 늘 옳진 않았습니다. 카톨릭은 마녀사냥도 했었고 미국 남북전쟁때도 흑인 인권을 위해 한 일은 없습니다. 그렇듯 저는 현재 교리가 시간이 지남에 따라 변화할거라도 믿습니다. 저는 동성애나 낙태 옹호를 하는 것이 아닙니다. 반대를 하지 않는 것이죠. 특정인의 천성이나 결정을 반대하면서 어떻게 실질적으로 그들을 소외시키지 않는다는 것인지 궁금하군요.
    제가 제멋대로 신앙을 갖고 있어서 불편하신가요? 저는 생각이 같지 않으니까 교회 밖으로 내몰아야한다고 생각하시는지요? 저는 카톨릭 신자가 아니라고 느끼시나요? 교회가 현대화하지 않으면 교회 밖으로 내몰리는 교인이 많을 겁니다. 서양권에서 카톨릭 교인수가 계속 줄어드는 이유 중 하나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저는 이 댓글로 마리아님을 설득하려는 게 아니랍니다. 견해의 차이가 존재하는 것이 지극히 정상적인 일이라는 걸 알리고 싶었어요. 의견 나눠주셔서 감사합니다^^

  8. 아래

    | 2017.07.22 14:26 신고 | PERMALINK | EDIT | REPLY |

    전 우주소녀님의 생각을 응원합니다.
    등잔밑이 어둡다는 말처럼..
    여간해서는 자신의 생각에 사로잡혀서 스스로를 바라보기가 쉽지 않은것 같아요.
    댓글에 넘 마음쓰지 않으셨으면 해요 ^^
    써놓으신 글에 도움 얻고 갑니다.

  9. 우주소녀☆

    | 2017.07.24 09:23 신고 | PERMALINK | EDIT |

    따뜻한 말씀 감사합니다 :)

  10. 마리아

    | 2017.08.11 01:06 신고 | PERMALINK | EDIT | REPLY |

    저는 81년 여성인데 외국에서도 신앙생활하시는거 그리고 냉정하게 치우치지않고 써주신거 보고
    많은 위로를받았어요

  11. 우주소녀☆

    | 2017.08.14 12:24 신고 | PERMALINK | EDIT |

    저도 마리아님 따뜻한 댓글에 위로받았어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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