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토가3 시청 이후로 며칠간 잠을 잘 못 자고 있다.

몇년 전 <무한도전: 토토가1>을 시청했을 땐 노스텔지아에 젖어 눈물이 났는데,

HOT 광팬이었던 내가 토토가3을 보고 울지 않은 건 나로서도 참 미스테리한 일이었다.

잠깐 장우혁의 캔디시절 자료화면이 나왔을 때 앳된 모습에 놀라 울컥하긴 했지만

다른 많은 분들처럼 눈물이 펑펑 나오진 않더라.


많은 분들이 그 때 그 시절의 자신이 그리워서 눈물이 나왔다고 한다.

근데 방송 내내 내 눈은 늘 그렇듯 장우혁에만 고정 되고, 그에게만 집중하게 된다.

물론 예전처럼 공방을 뛰거나 직접 찾아가진 않지만,

한번도 탈덕한 적이 없었기 때문에 그때의 내가 지금의 나고, 지금의 내가 그때의 나다.

장우혁 역시 늘 내 마음 한켠에 있었기 때문에 결국 나는 딱히 그리울 것이 없는 것이다.


단지 몸이 부숴져라 연습하고, 노력하는 오빠의 모습에 또 한번 반하고,

그룹 해체 이후로 오빠 마음고생 했던 생각에 가슴이 아리긴 했다.

그룹에 대한 애착도 남다르고, 추억을 소중히 하는 모습에 고맙기도 하고

심장이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여러가지 감정이 물밀 듯이 밀려왔다.


클래스가 다른 우리 오빠 춤선.. 이거 완전 인간문화재 아니냐? ㅠ


1996년부터 오늘까지 내 인생은 장우혁을 빼놓고 논할 수가 없다.

자아가 형성되기 시작할 때 쯤부터 좋아해서 그와 함께 성장했다.

태어나서 누군가를 이렇게 열정적으로 좋아할 수 있다는 걸 알게 해준 사람이고

순수했던 마음에 아가페 사랑을ㅋㅋㅋ 가능하게 만들어줬던 분이다. 

오빠가 얼마 전 인스타그램에 올린 옛날 사진을 보고 당시 오빠가 얼마나 어렸었는지

새삼 깨닫게 됐다. 당시엔 내가 나이가 많이 어렸기 때문에

장우혁이라는 존재는 내게 나와 같은 10대이면서도 어른이었다.

하지만 지금 30대가 돼서 그 시절의 오빠를 보니 얼마나 어렸었는지,

왜 그 때 오빠가 어리다는 걸 알지 못 했는지 안쓰럽고 미안하다. 

흠흠 옛날 얘기하면 슬퍼지니까 그만.


5년 전에 HOT 자료를 정리해서 장우혁 자료만 추려내 스크랩북을 만들었었다.

22년간 나와 함께 한국→캐나다→한국→미국으로 이사 온 자료들ㅎㅎ

카세트테입, VHS라든지 플로피디스크라든지 사용할 수 없는 플랫폼은 다 버렸는데..

방송 이후 유튜브에서 예전 영상과 직캠을 찾아보며 시간을 보내고 있다.


해체 이후론 HOT보단 장우혁 개인팬이 됐기 때문에

재결합에 대해선 별 다른 생각이 없었다.

(특히 20주년 재결합이 불성사 되곤 더 했다... 모멤버 때문에 화나니까 이 얘긴 그만)

하지만 오빠가 HOT에 애착이 있고, 다섯명으로서 팬들의 마음에 보답하고 싶어하니

정말 고맙고.. 지금은 지구 반대편에 살아서 마음 뿐이지만 많이 응원하고 싶다.


나는 장우혁이라는 사람을 믿고 존경하다.

그가 뭐 완벽하다는 건 아니다. 하지만 배울 점이 참 많은 사람이다.

내 세상을 열어줘서 고맙고, 그의 프로페셔널리즘에 늘 감사한다. 

정말 환희 응원법처럼, 고맙고 미안하고 사랑해요, 장우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