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황과 향후 3년 계획

Posted 2019. 2. 19. 10:15

나의 근황: (아직도) 아무 일도 없다. 일단 앞으로 2년 간은 아무 일도 없어야하며 아무 일도 없을 것이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남편의 꿈 때문에 본래 내 계획과는 달리 플로리다에 발이 묶였고, 내 햇빛알러지와 열대기후 극혐 성향 때문에 낮에는 사람 구실을 못 하고 있다. 외향적인 성격이었다면 지금쯤 분명 우울증이 왔을 텐데 다행히 난 원래 집순이에다 남편이랑 둘이 잘 놀기 때문에 그다지 외롭다거나 정신적으로 힘든 부분은 없다.

처음엔 앙쥬와 1년간 떨어져 있던 시간을 만회하기 위해 일을 쉬었는데 지금은 복합적인 이유로 잠정적으로 일을 쉬고 있다. 대신 가끔 영상번역을 하며 집에서 용돈 벌이를 하는데 업무 시간에 비한 페이는 나쁘지 않으나 내가 9년간 월급루팡으로 살아왔던 탓에 이런 격한 업무 강도는 아직도 적응이 되지 않는다ㅋㅋㅋ 어차피 길게 보고 하는 일은 아니라 크게 상관은 없고, 무엇보다 앙쥬랑 함께 있을 수 있어서 좋다.

앙쥬는 며칠 전 13살이 되었고 아직 건강한 듯 하나 성격이 예민하고 늘 장이 안 좋아서 여간 신경 쓰이는 게 아니다. 앙쥬가 늙어가는 게 너무 두렵고 가슴 아프다. 전엔 35살이었지만 이젠 많이 양보해서 제발 20살까지 건강하게 살다 편하게 눈을 감았으면 좋겠다.

일단 남편 계약 종료는 2022년 6월로, 나의 모든 계획은 그 날짜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성격이 급해서 예전엔 마음대로 안되면 울고 불고 짜증을 냈을 텐데 나도 많이 성장했나 보다. 어차피 100세 시대인데 느긋하게 생각하기로 했다.

이제 신혼은 즐길 만큼 즐겼고 집에 혼자 있다보니 가끔 아기가 갖고 싶긴 하다. 하지만 엄마랑 이렇게 집에만 쳐박혀 있으면 아기한테도 분명 안 좋은 영향이 미칠 것 같아서 함부로 아기를 낳을 수가 없다. 그래서 2021년에 아기를 가질 계획이다. 의학적으론 노산이라지만 요즘은 늦게 갖는 경우도 많고, 괜히 시간에 쫓겨 아기에겐 황금같은 1-2세 시기를 집에서만 보내게 할 순 없기 때문에 내린 결정이다. 다행히 양가 부모님이라든지 친구들이라든지 별로 아기 계획에 대해 스트레스 주는 사람은 없다.


가끔 미래를 계획하며 행복한 공상에 빠진다. 예를 들면 어디로 이사갈까? 하는...

필수로 맞아야 할 조건은:

1. 토론토 친정에서 차로 4시간 미만 거리 혹은 3시간 미만 직항 항공편이 있는 곳.

사실 부모님이 부담없이 왔다 갔다 할 정도의 거리면 되는데, 무엇보다 앙쥬가 장거리 여행을 힘들어해서 되도록 친정과 가까우면 좋겠다. 

2. 진보적인 성향을 띄는 주

진보적인 주에서 아이를 교육하고 싶은 마음이 크다. 내 정신건강에도 좋고.


그 외에 더 원하는 조건이지만 위 필수 조건에 맞는다면 희생 가능한 부분은:

- 대도시에서 적당히 떨어진 중소도시

- 다양한 문화가 있는 도시

- 생활비가 너무 비싸지 않은 도시

- 허리케인/토네이도/지진 등 내가 감당할 수 없는 자연 재해가 없는 도시

이러한 조건으로 뽑아놓은 리스트는 아직 3개 밖에 없다;;; 남편이 10-20개 정도 뽑아 놓으라고 했는디 내가 아는 곳이 넘나 한정된 것ㅋㅋㅋ

1. Buffalo, NY

토론토에서 차로 2시간. 이곳 출신 남편 동료의 말에 의하면 근방에선 나름 큰 도시라 문화생활도 즐길 수 있는 수준이라며 추천했다. 다음에 토론토 가면 나이아가라 가면서 한 번 들러봐야겠다.

2. Rochester, NY

토론토에서 차로 3시간. 로체스터대 때문인지 이곳에 사시는 한인 분 얘기를 들어보니 학군도 좋고 평화로운 백인 동네라고 하셨다. 인구는 버팔로보다 조금 작은 수준.

3. Troy, MI

토론토에서 차로 4시간 혹은 디트로이트로 직항 有. 내 고향과 밀접해 있어 고딩때 쇼핑하러 자주 다녔던 곳. 인근에선 부유한 동네로 공교롭게도 한국에서 재직시 여기 출신 외국인들을 만났었다. 두 분 다 성격이 좋았던지라 이미지가 좋다.

Albany랑 Burlington도 관심 있는데 토론토에서 직항이 없고, 특히 벌링턴은 freezing rain이 자주 오는 모양이다 ㅠ;; 일단은 보류 리스트에 올림. 메릴랜드뉴저지에도 관심은 많은데 아는 사람도 없고 정보가 1도 없네?ㅋㅋㅋ 그래서 일단 행복한 상상은 여기서 끄읏.

이사 가면 처음엔 임시로 집을 살까 싶었는데 앙쥬가 시력이 남아있을 때 적응할 수 있도록 될 수 있음 처음부터 Forever Home을 구매하고 싶다. 그럴려면 내가 이사가기 전에 열심히 조사하고 준비해야하겠지. 시간이 빨리 가서 이사갔으면 좋겠는데 앙쥬가 늙는 건 싫다. 어쩌라는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