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개인적인 새해 목표 중 하나는 연예인이든, 블로거든, 유튜버든, 가족이든... 하루에 한 번 내가 좋아하는 사람에게 선플을 다는 것이다.

특히 연예인에게 응원 댓글을 남기는 건 30대나 돼서 팬질한다는게 낯간지럽고 오프라인 지인이 볼까봐 부끄러워서 잘 안 했는데, 설리를 그렇게 보내고 몇 달간 울면서 얼마나 후회했는지 모른다. 시간을 돌릴 수만 있다면 매일 매일 설리가 얼마나 내게 특별하고 사랑스러운 존재인지 댓글을 남기고 싶다. 

f(X) 데뷔 때부터 나랑 친한 사람들은 다 날 '설리맘'이라고 부를 정도로 난 설리를 좋아했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그걸 한번도 설리에게 표현한 적이 없었던 것 같다. 어쩌면 나도 그저 설리를 '예쁜 연예인'으로만 소비한 걸지도 모르겠다. 설리가 내겐 좋아하는 연예인 그 이상이었다는 건 설리가 떠나고 깨달았다. 연예인 사망 소식에 안타까워했던 적은 많지만, 이렇게까지 온 마음이 무너져 내렸던 건 처음이었다. 어릴 때 모습부터 미디어를 통해 봐와서 그런지 사랑스런 내 여동생같이 느껴졌고, 아직도 처음 TV에서 봤던 그 반짝반짝 빛나던 모습이 잊혀지지가 않는다.

'설리'하면 늘 이렇게 환하게 웃는 모습이 먼저 떠올랐고, 두번째로는 씩씩하게 제 주장 펼치며 제 갈길 가는 모습이었기 때문에 사실 뒤에서 그렇게 온갖 악플과 성희롱 때문에 괴로워하는지 잘 몰랐다. 설리 남사친이 '왜 설리랑 친하게 지내냐'는 핀잔을 받았다는 걸 전해들은 설리가 왜 다 날 미워하냐며 서럽게 펑펑 눈물을 쏟아냈다는 사연을 나중에서야 보고 나도 설리가 불쌍해서 얼마나 울었는지 모르겠다. 설리를 좋아하고 아끼던 사람이 분명 나 뿐만은 아니었을텐데 정작 설리 본인은 그걸 모르고 온 세상이 자길 싫어한다고 느끼게 해서 너무 미안했다. 설리는 날 몰랐지만 난 그를 알았는데, 표현을 안 한 내 잘못이다.

말 한 마디가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 고인이 세상을 떠나고서야 깨달았다. 앞으론 사랑하고 고마워하는 마음을 많이 자주 표현할 것이다. 너무나 미안하게도 설리에겐 이미 늦었지만, 앞으로 살아갈 날이 많은 다른 이들에게 조금이라도 내 마음을 전하고 싶다.

정말 좋아했어, 설리. 그 곳에선 나쁜 일은 다 잊고 늘 행복하게 웃을 수 있기를 바래.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