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 포스팅은 서평단에 선정돼 작성하였습니다


2014 퓰리처상 수상작 황금나무새를 다 읽었어요! 


꽤 많은 분량의 두꺼운 책인데도 완독률 98.5%에 이르는 흡입력있는 소설이랍니다.





<줄거리> 


열세살 소년 시오는 엄마와 함께 뉴욕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에 우연히 들어갔다가 예기치않은 테러의 희생자가 되 어 엄마를 잃고, 기묘한 노인의 간청에 따라 작은 그림을 하나 가지고 나온다. 사실상 고아가 된 시오는 파크가에 있는 친구 앤디의 집으로, 갑자기 다시 등장한 아버지를 따라서 라스 베이거스로, 또 다시 뉴욕으로 옮겨 다니면서 매서운 우연과 운명을 경험하고, 그러는 동안 미술관에서 가지고 나온 그림은 죄책감이자 위안으로 항상 곁에 존재한다. 


옮긴이의 글 中



주인공 시오는 소설 처음부터 후반부까지, 잃고, 또 잃고, 계속 잃기만 합니다. 

사랑했던 엄마, 증오했지만 시오와 닮았던 아빠, 괴짜지만 늘 시오와 함께였던 친구, 집착에 가까웠던 사랑, 

그리고 자신의 분신같았던 그림까지... 삶은 얄궂게도 시오의 모든 것을 앗아갔지요. 


상실의 절망속에서 어린 주인공 시오는 나태하지도, 그렇다고 처절하지도 않게 주워진 환경속에서 하루하루 삶을 살아가게 되는데요. 그 모습이 처연하면서도 딱히 궁상맞진 않아 담담하게 풀어나가는 이야기가 지루하진 않았어요. 


얽히고 설켰지만 탄탄한 줄거리에 등장인물도 매우 많은데, 정교하게 그려지는 인물들과 전개가 딱 우리네 삶과 닮은 소설이라서 더욱 몰입도가 높았네요. 제게 인상깊었던 등장인물은 시오의 절친한 친구 보리스였는데, 일관되게 시니컬함을 유지하면서도 누구보다 세상을 즐겁게 살아가는 특이한 캐릭터였어요. 어쩌면 보리스는 소설의 전체적인 테마였던 아이러니와 이률배반적인 운명에 관해 누구보다 더 잘 표현하고 있는 인물이었던 것 같아요. 



보리스의 수많은 눈에 띄는 결점에도 불구하고 내가 처음 만난 순간부터 보리스를 좋아하고 함께 있으면 행복했던 이유는 보리스가 절대 두려워하지 않기 때문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세상을 그토록 열정적으로 경멸하면서도 어린 시절 보리스가 '지구별'이라고 부르던 것에 그토록 별나고 굳건한 믿음을 가지고서 세상을 자유롭게 살아가는 사람은 자주 만날 수 있는게 아니다. 


2권 P 444-445

 


선과 악, 우연과 필연, 집착과 상실, 환영과 진실... 

이 모든 것들이 흑백으로 나뉠수 없음을 깨닫는 순간 시오는 그 중간 지대에는 사랑이라는 불멸성이 존재함을 알게 됩니다. 공허하게만 느껴지던 시오의 삶이 소설 막바지엔 예기치못한 해피엔딩으로 변하면서 참 다행이었구요. 

정말 매력적인 소설 <황금방울새> 추천해요!



<소설속의 말, 말 말>


'집이 그리우면 하늘을 봐. 어딜 가든 달은 똑같으니까.'

1권 P 344


"[중략] 내 경험을 생각해보면, 너무 사랑하는 사람과는 멀리 떨어져 있는게 좋아. 네가 너무 사랑하는 사람이 바로 널 죽일 사람이거든. 이 세상에서 행복하게 살기 위해서 필요한 여자는 자기 삶이 있고 너에게도 네 삶을 갖게 해주는 여자야."

2권 P 237


세상에는 어떤 패턴이 있고 우리는 그 일부야. 하지만 패턴이라는 것을 아주 깊이 파고들면 빛이었던 것, 혹은 우리가 빛이라고 생각했던 모든 것을 무너뜨릴 만큼 암울한 공허함에 낳을 뿐이다.


2권 P 377


"난 개인적으로 너처럼 '선'과 '악' 사이에 뚜렷한 선을 그은 적이 없다는건 말해둬야겠지. 내 경험으로는 선이 틀린 적도 많아. 선과 악은 따로 떨어져있는게 아니야. 하나가 없으면 다른 하나는 존재할 수 없어. 사랑하는 마음으로 행동하면서 내가 아는 최선을 다하면 된다고 생각해. [중략]"

2권 P 443


[중략] 아름다움은 현실의 결을 바꾼다는 호비 아저씨의 말을 생각했다. 그리고 순전한 아름다움을 좇는 것은 함정이며 씁쓸함과 슬픔으로 빠지는 지름길이고, 아름다움은 더욱 의미있는 것과 결합되어야 한다는 더욱 진부한 지혜에 대해서도 계속 생각했다. 

2권 P 465



황금방울새 1 - 10점
도나 타트 지음, 허진 옮김/은행나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