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조 - 10점
가스 스타인 지음, 공경희 옮김/밝은세상

<내 삶의 목적>같이 강아지가 화자인 소설.

첫장부터 강아지가 후생을 논하길래 <내 삶의 목적>과 비슷한 전개일줄 알았더니

그게 아니라 강아지가 주인과 함께 했던 현생을 되돌아보는 내용이었다.

오히려 <내 삶의 목적>보다 주인과 강아지의 연대감을 깊이 느낄 수 있어서 훨씬 좋았다.

자칭 철학자라는 강아지 엔조가 해석하는 주인의 다사다난한 인생은

독자로 하여금 삶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갖게 한다.


애견인들 사이엔 "Be the person your dog thinks you are."란 유명한 말이 있다.

그렇듯 강아지들은 주인이 전지전능하다고 생각하니까

주인이 삶에 지쳐 모든 걸 포기하고 싶을 때도 강아지들은 항상 주인을 응원해준다.

엔조 역시 주인의 곁에서 묵묵히 응원하고,

서로에게 의지하며 역경을 해쳐나가는 모습이 참 가슴을 따뜻하게 한다.


노화로 인한 엔조의 죽음은 이미 첫장부터 예견이 됐지만

주인이 엔조에게 이제 가도 된다고 할 땐 펑펑 울 수 밖에 없었다 ㅠ

마지막 장도 너무 좋았던...♡


<내 삶의 목적>이 단순히 귀여운 강아지의 모험을 그린 가벼운 소설이라면

<엔조>는 강아지의 시선을 통해 인생과 사랑을 그린 명작이다. 강추!


<책 속의 말, 말, 말>

※ 엔조 주인이 카레이서라 엔조는 곧잘 인생을 카레이싱에 빗대어 말함. 카레이싱에 대한 인용구는 인생에 대한 거라고 생각하고 읽으면 됨.

[...] getting angry at another driver for a driving incident is pointless. You need to watch the drivers around you, understand their skill, confidence and aggression levels and drive with them accordingly. Know who is next to you. Any problems that may occur have ultimately been caused by you, because you are responsible for where you are and what you are doing there.

P 91

"Today is the first day I am not dead," [...] To live everyday as if it had been stolen from death, that is how I would like to live. To feel the joy of life, as Eve felt the joy of life. To separate oneself from the burden, the angst, the anguish that we all encounter every day. To say I am alive, I am wonderful, I am. I am. That is something to aspire to. When I am a person, that is how I will live my life.

P 160


"There is no dishonor in losing the race," Don said. "There is only dishonor in not racing because you are afraid to lose."

P 27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