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Lie Tree by Frances Hardinge

Posted 2018. 8. 15. 19:34

거짓말을 먹는 나무 - 6점
프랜시스 하딩 지음, 박산호 옮김/알에이치코리아(RHK)

존경하는 아빠같은 과학자가 되고 싶지만 1800년대에 태어나 단지 여자기 때문에 억압받는 소녀 페이스의 이야기. 거짓말을 먹고 자라는 나무의 설정이 흥미로워서 골랐던 책인데 기대와 달리 판타지 소설이 아니었다ㅠ 심지어 하이퍼리얼리즘인듯;

도대체 이게 청소년 도서가 맞는지 궁금해질 정도로 소설 내내 암울하고 분노에 가득찬 분위기였다. 사실 페미니즘이 국내에도 붐이 일고 있는 요즘, 여성들이 느껴왔던 젠더 문제는 뼛속 깊이 통감하면서도, 생산적이지 않은 혐오주의가 만연하게 번지는 게 안타깝고 지겨웠는데.. 바로 이 소설이 전반적으로 그런 느낌이라 처음엔 도무지 진도가 나가지 않았다. ‘거짓말을 먹는 나무’가 소설 중반부나 되어야 등장하는등 실제로 전개 자체도 좀 느린 편이기도 하다. 결국 소설의 반 이상은 페이스의 화에 찬 고구마답답이 신세타령이 주된 내용이라는 말이다. 그런걸 생각하면 이 책을 읽는데 몇개월이나 걸렸던 게 당연한듯.

페이스는 마지막 장이 되어서야 모든 화를 풀고 생산적인 방향으로 나아간다. 평생 우상화했던 아빠의 어두운 이면을 발견하곤 평소에 극혐했던 엄마나 여타 여성인물들을 이해하게 되고 심지어는 악당에게까지도 ‘여자’라는 이유만으로 연민을 느끼게 되는데.. 사실 소설 속 가장 큰 흉자는 페이스가 아니었을까 싶다. 마지막 챕터에서 각성하다니 ‘여돕여’로 가는 정말 긴 여정이었어 ㅠ

여성이 주인공인 소설을 좋아하는 편이고, 페이스의 답답한 심정도 십분 이해하지만 작가의 스토리텔링이 너무나 취향이 아니었던 책. 완독한 게 장하다ㅋ

굳이 추천하고 싶지는 않은 책.


<책 속의 말, 말, 말>

A lie was like a fire, Faith was discovering. At first it needed to be nursed and fed, but carefully and gently. A slight breath would fan the newborn flames, but too vigorous a huff would blow it out. Some lies took hold and spread, crackling with excitement, and no longer needed to be fed. But then these were no longer your lies. They had a life and shape of their own, and there was no controlling them.

P 255


“[...] When every door is closed, one learns to climb through the windows. Human nature, I suppose.”

P 37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