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지니아 샬롯츠빌에서 병원 출산을 할 경우 크게는 University of Virginia (UVA) 와 Martha Jefferson에서 낳는 것 중 택1을 하게 된다. 보통 마사 제퍼슨 병원이 신축이라 많이 추천을 하는데 나는 남편 직장과 연계된 버지니아 대학병원에서 출산하는 것을 택했다. 온라인 리뷰를 보니 (산부인과는 아니지만) 전체적으로 버지니아대 병원 평판이 좋지 않아 처음엔 걱정했는데, 친구가 여기서 출산을 했는데 전혀 불편한 점이 없었다고 그래서 안심했다.

아무튼 병원 결정할 때 인터넷을 뒤져봐도 별다른 자료가 없었기 때문에 제가 한 번 리뷰해보겠습니다...!

병실

미국의 대부분의 병원이 다 그렇겠지만 버지니아대도 모자동실을 기본으로 운영되며 별 이상이 없으면 분만도 자기 입원실에서 진행하게 된다. 나도 처음엔 자연분만을 할 생각으로 내원했기 때문에 출산 병동에 입원을 했다. (자분 망하고 제왕한 후기는 지난 포스팅에서 확인 가능)

정신이 없어서 병실 사진 찍는 걸 깜박 잊었지만 1인 입원실은 나름 크고 병실 바닥과 샤워실의 타일은 좀 오래된 느낌이지만 그냥 저냥.. 뭐 나쁘진 않다. 확실히 신축 병원에 비하면 비루하긴 하다. 그 외엔 아빠가 잘 수 있는 침대로 변신하는 소파도 있고 리클라이너 의자도 따로 있을 정도로 널찍해서 출산 후 가족들이 방문해도 비좁진 않을 것 같았다.

자연 분만을 했었더라면 계속 분만동 병실에 있을 수 있었을텐데, 제왕을 하게 되면서 며칠 입원행이 확정되니 아기 낳고 산후병동으로 옮겨주더라고... 산후병동의 입원실 역시 1인실이긴 하지만 방이 정말 정말 작았다 ㅠㅠ; 다음 날 부모님이 왔을 때 병실이 꽈악~ 찼다. 그래서 내가 불평했더니 부모님은 그래도 한국의 병실에 비하면 크다고 하더라고...?? 음... 그렇구나;

의료진

버지니아대를 고려할 때 염두해둘 점은 대학병원이라 레지던트들이 초진을 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레지던트 다섯번 보면 교수 한번 보는 식이다. 레지던트들은 보통 4학년/시니어가 한 명은 꼭 들어오기 때문에 그나마 다행이긴 하다. 병원에서 출산을 하면 의료진을 골라서 볼 수가 없기 때문에 그 점이 불편하고, 특히 여자 선생님을 선호하는 내게는 남자 레지던트가 들어오면 개인적으로는 좀 싫었다;;

출산 후엔 산부인과, 마취과, 소아과 레지던트들과 교수들이 끊임 없이 병실에 드나들며 체크해준다. 범범이 청력 검사도 해주고 모유수유 전문가도 적어도 하루에 한번은 교육하러 와주었다. 하루 종일 병실에 의료진이 들락날락해서였는지 아빠가 역시 미국은 선진국이라고 감탄하셨다. 음??ㅋㅋ 그래도 난 한국 산후조리원이 더 부러운 것인디요...

아, 그리고 간호사들이 매우 친절해서 좋았다. 가끔 인터넷에서 출산 후기 보면 무서운 간호사들도 많던데 ^^; 2박 3일간 나를 담당했던 열댓명의 간호사들은 모두 친절하고 상냥했다.

코로나 예방수칙

2022년 5월 기준 병원 내에선 모두가 마스크를 써야 한다. 입원 하자마자 코로나 검사를 진행했고 음성이어서 그랬는지 개인실이니까 남편이랑 둘이 있을 땐 마스크를 벗어도 좋다고 했다. 그리고 나중에 분만 시 숨쉬기가 곤란해지면 벗어도 괜찮다고는 했다.

식사

식사는 기본적으로 산모 것만 나오고 보호자는 식당에 가서 따로 사야 한다. 하지만 누구든 아기가 나오면 예고 없이 입원해야 하는 출산 병동 특성상 늘 여분의 식사를 준비하는 것 같았다. 그래서 여분이 남으면 남편에게 먹을거냐고 묻고 무료로 갖다 주더라고? 그래서 남편이랑 나랑 둘 다 식사는 병원 밥으로 했다ㅎ

나는 먹는 걸 좋아하는데 입맛이 나름 까다로워서 메뉴에 대해 걱정이 많았는데 출산 후 첫 끼니만 랜덤으로 가져다 주고 나머지는 직접 주문해 먹을 수 있어서 좋았다. 보통 저녁에 영양사가 병실에 방문해 다음날 아침 & 점심 식사를 주문 받고, 오후에 방문해 당일 저녁 식사를 주문하는 식이다. 그래서 점심식사가 첫 끼였던 나의 경우는 임의로 아무거나 가져다 준 것.

그래서 출산 후 임의로 나왔던 첫 끼니는 치킨핑거와 감튀...ㅎ 난 감튀와 오렌지만 먹어봐서 치킨핑거의 맛 평가는 할 수 없지만 감자튀김은 괜찮았다.

남편과 나눠먹으려고 시켰던 첫 날 스테이크 저녁. 고기는 안 먹어봐서 맛은 모르겠고 나머지는, 심지어는 쌀밥도 다 먹을만 했다. 디저트는 좀 별로였으므로 그냥 과일 시키는 것을 추천한다.

주문할 수 있는 메뉴도 생각보다는 다양하다. 선택지가 버거, 피자, 감튀 이런 음식뿐이었다는 병원 후기도 많이 봤는데 그건 점심 메뉴 중 일부일 뿐이었고, 나름 선택지가 다양했다. 그래서 아침 식사로는 오트밀, 스크램블에그, 과일을 시켜먹었고, 어느 날 점심엔 허머스+야채 플레이트, 샌드위치 등을 시켜먹었다. 그렇게 시켜먹다 보니 영양사 분도 내 취향을 간파하고 내가 좋아할만한 메뉴만 추천해주더라고+_+ㅎㅎ

아래는 점심으로 시켰던 블랙빈 버거와 찐 채소. 블랙빈 버거는 그냥저냥...이었다. 허머스 플레이트 강추.

무슨 맛집 리뷰도 아니고 병원 리뷰에 이렇게 길게 식사 리뷰하는 인간은 나뿐일거여ㅋㅋㅋ

챙겨주는 물품

내가 출산 가방에 쌌던 물건 중 필요했던 건 세면도구와 간식뿐이고 나머지 필요했던 건 다~ 제공받았다. 입원 중, 퇴원 시 받았던 물품 목록은:

팸퍼스 스와들러 뉴본사이즈 (小) 2통
팸퍼스 센시티브스킨 물티슈 (小) 2통
엔파밀 액상 분유 2oz 12개 + 젖꼭지 12개
배냇저고리
헤일로 극세사 스와들
신생아 모자 3개
동화책 5권
메델라 유두보호기 1개
심포니 깔대기
핫팩 2개
목욕바구니 1개, 샴푸 1개, 칫솔 1개
산후복대 1개
(포경 관리용) 바셀린 2개 및 거즈
오버나이트 생리대 1통

퇴원 후 한달 후에 찍은 사진이라 이미 써버리고 없는 것도 많지만 대충 이렇게 받아왔다 ^^;;

그 외에 입원 중에 따뜻하게 데운 담요 무한리필, 배게 무한리필, 양말, 속옷도 새로 계속 제공받았기 때문에 정말 출산가방 쌌던 게 무쓸모였다네ㅎㅎ

 

이 정도면 자세한 후기겠지? 아무튼 만족스러웠던 입원 경험이었슴돠. 끄읏.